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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공당 월주 대종사 스님을 추모하는 게시판입니다.  인연있는 분들이 사연을 나누며 대종사님이 걸어왔던 보현행원의 삶을 함께 추모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게시판은 스님의 1주기가 되는 내년 6월까지 운영됩니다. 이곳에 게재되는 글들은 추후 대종사 스님을 기리는 추모사업(책, 영상)에 사용 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월주 큰스님의 넉넉함

“차 잠깐 세우지. 모두 주변에 가서 빵 있는 대로 사와. 여기가 프랑스 영향을 받아 빵이 맛있어.”


10여년 전, 캄보디아에 지구촌공생회가 설립한 학교를 방문하던 길. 월주 큰스님이 시장 가운데 차를 세우더니 주머니에서 돈을 한움큼씩 꺼내 일행에게 나눠줬다. 기자로 동참했던 필자도 몇 군데 빵집을 찾아 매점에 얼마 없는 빵 전부를 긁어왔다.


학교에 도착하니 교실마다 발 디딜 틈 없이 아이들이 빼곡했다. 일행을 의전하러 나온 학교장, 코이카 단원과 지구촌공생회 파견 직원들에게 큰스님은 “의전은 됐으니, 아이들에게 빵을 나눠달라”고 부탁했다. 한쪽에서 빵을 나눠주던 스님이 한 아이에게 “넌 아까 받았지?” 한국말로 하더니 머리를 쓰다듬고 한 번 더 빵을 줬다. 한국말을 모르는 소년은 해맑은 표정으로 감사인사를 하며 돌아갔지만 주변에 있던 직원들의 얼굴은 사색이 됐다.


“더 많이 못 사 온 내가 미안하지. 그래도 못 받는 아이들 없으면 안 되니 잘 나눠주세요.”


2013년, 큰스님과 아프리카 케냐에 갔다. 농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저수지를 만들어주는 현장방문이었다. 현지인들이 내준 의자에 앉아 포크레인 2대가 땅을 깊게 파내려 가는 것을 보던 스님의 시선은 작물을 심어 놓은 밭에 머물렀다.


“안 기자. 농사 지어봤나? 고랑 파는 거 알아? 그것 좀 시범 보여줘.”


평지에 나란히 심은 채소류를 보더니 큰스님이 대뜸 고랑을 파달란다. 괭이로 두어줄 고랑을 파고 물을 그곳에 흘려주니 현지인들이 신기해하며 모여들었다. 스님은 “아직 학생들이 경험이 없지? 고랑을 파면 물이 뿌리로 더 잘 스며들고 물도 고루 퍼져서 농사에 좋아”라며 코이카 파견 대학생들을 격려했다.


1997년, 당시 필자는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직원으로 ‘깨달음의 사회화운동’을 담당했다. 나눔의집 설립 지원도 업무였다. 총무원장이셨던 월주 큰스님은 서울에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어주고자 노력했지만, 그때마다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경기도 광주에 터를 마련해야 했다.


한번은 갑자기 총무원장실에서 호출이 왔다. 일본에서 귀빈이 왔는데, 당시 통역으로 온 분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 몰라 제대로 통역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부족한 일본어 실력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통역을 하면서 “쉼터 마련은 한일 문제가 아니라 어려운 사람에 대한 부처님 가르침의 실천”이라는 큰스님의 말을 또박또박 전했다.


2021년 여름의 풍경은 ‘매우 덥다’. 뜨거운 여름 열기는 마스크를 쓰고 아스팔트 위를 걸어야하는 입장에선 더 곤혹스럽다. 집합금지로 어르신들은 시원한 에어컨이 설치된 경로당에 들어서지 못하고 선풍기에 헉헉대며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축제가 되어야 할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격한 비방이 오가고 있다. 시원한 정책보다 진부한 토론과 과거사 들추기, 지지자간 대립과 갈등은 대중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세계적 축제였던 올림픽은 일본의 무리한 추진과 무성의한 진행으로 희망이 아니라 우려의 대상이 됐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정치적 생명줄을 늘리려 안간힘을 쓰는 그들의 모습을 보자니 안 그래도 더운데 더 덥다.


시원한 물줄기와 같았던 큰스님의 빈자리는 그래서 더욱 크게 느껴진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영화사에서 뵌 스님은 “부처님 제자와 정치인은 귀일심원 요익중생(歸一心源 饒益衆生)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한마음의 근원으로 돌아가서 일체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 정치인의 마음’이라는 큰스님의 말씀을 2022년 정치를 준비하는 분들께 꼭 전한다.


안직수 복지법인 i길벗 상임이사 jsahn21@hanmail.net

출처 : 법보신문(http://ww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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